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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밤~♪ 우리 아빠 엄마 부부싸움에에 잠을 잘 수가 없네♪"


20년 전 노래가 갑자기 독거남 머리 속을 지배하는 일이 었었다.



정확히 말하면 오늘 새벽, 그러니까 어젯밤이었다.


갑자기 쿵!쿵! 거리는 소리와 물건이 떨어지는 매우 시끄러운 소리에 잠이 깬 독거남.





시계대신 TV를 켜보니 새벽 3시가 넘은 시간. 윗층 사람이 졸린 상태로 뭐 들고가다 실수로 떨어뜨렸나 싶어 다시 잠을 청하려던 순간. 또 쿵!쿵! 시끄러운 소리가 집안을 올린다.






미친 윗층이 새벽에 무도회라도 열었나 짜증을 낸다.


하지만 곧 뭔가 평소와 다르다고 직감한 독거남. 


"이건 뭔가 일부러 물건을 던지는 소리 같다"


발자국 소리는 일정한 진동과 간격을 갖는 반면 이번은 굉장히 불규칙하며 쿵! 소리와 함께 잔음이 짧게 이어졌다.


독거남은 "물건이 땅에 던져진 후 구르는 소리네"라고 확신하며 더 자세히 소리를 듣기 위해 창문을 열어본다.






범인은 아랫층이었다. 거실과 방 모두 불 환하게 켜고 엄청 열심히 싸우고 있었다. 물론 물건들 집어 던지면서.


창문을 열고 싸워서 그런지 소음은 더 강하게 밤공기를 흔들었다.


요즘 블로그에 쓸 글이 없어 고민하던 독거남, 시끄러운 층간소음을 녹음해서 블로그에 올리기로 결심한다.

창문 열고 고물핸드폰 동영상 모드 on.



정말 이웃 생각 안 하고 열심히 물건 던지며 싸우고 있었다.

발 구르는 소리와 물건이 땅에 떨어지는 소리는 독거남을 베이스 기타 안에 들어온 느낌을 전해줬다.


잠이 완전히 깨버린 독거남은 "진정한 피해자는 아래층의 아래층이겠지"라며 화를 삭인다.

또한 이 새벽에 이렇게 열심히 싸워야 하는 아래층 사람들이 측은해진다.


동영상을 촬영 중인 독거남은 소리 지르는 사람이 1명임을 느꼈고 그것이 일방적인 분노표출일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대상은 아내 아니면 부모 등 분명히 매우 가까운 가족일 것으로 확신했다.


"이러다가도 아들 딸 담임선생님한테 전화가 오면 갑자기 평소와 같은 목소리로 반갑게 인사하겠지?"

라고 생각한다.






블로그 소재가 필요했던 독거남이 층간소음 녹음하느라 창문을 열어둔 사이 작은 모기가 독거남 모르게 따뜻한 공기와 피 냄새를 맡고 방안으로 들어와 독거남의 다리를 문다.


하지만 층간소음 때문에 가뜩이나 신경이 예민해진 독거남에게 원샷 원킬을 당한다.



층간소음에 잠 깨고 게다가 모기한테까지 물린 독거남은 긴 고민 끝에 아래와 같이 결론을 내고 다시 잠들었다.






아파트나 빌라 같은 공동주택들은 도대체 어떻게 짓는 걸까?

장구통도 아니고 부분적인 진동이 벽을 타고 온 집안을 올린다.


1. 아직도 우리나라 건축기술이 닭장 수준 밖에 안 되는 것

2. 최대한 싸게싸게 대충 지어 분양 수익을 높이려는 것


둘 중 하는 답일 것 같다.


이렇게 모든 현상은 목적이며 건축업체나 분노남도 다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다.



모기의 죽음

독거남의 짜증

아랫층 분노남의 분노


위 3가지는 분명한 원인들이 만든 안타까운 결과들로 보이지만 역시 다 목적을 위함 움직임이다.


모기는 피를 얻기 위한 목적

독거남은 블로그 소재를 얻기위한 목적

분노남은 상대를 제압하기 위한 목적



즉, 나에게는 층간소음을 피하기 위한 용기(목적)가 부족했다.

층간소음에 의한 스트레스 등 문제에 대한 해결을 '내 환경이 이렇기 때문에 할 수 없다'라고 가두어 버렸다.


어떤 문제도 그 자체는 원인이 아니다. 경험 안에서 목적에 맞는 수단을 찾아내야 한다. 경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 부여한 의미에 따라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하지만, 출근하는 평일이었으면 정말 화났을 듯.

특히 내일 아침 일찍 토익시험있는데 오늘 밤도 싸우면 정말 화날 듯.




추가로, 서양인들의 층간소음에 대한 반응을 살펴보니 서양은 층간소음보다 이웃집 소음이 문제 같다.

우리나라 보다 공동주택이 많지 않으니.


지구 어디든 존재하는 문제다.

그래도 유독 우리나라가 심각하다는 생각을 지우기 힘들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마지막회 미국편에서 나온 재밌는 장면.


타일러가 "총 들고 나오기 전에 가자"라고 말한다.


새벽 숙소 밖에서 맥주 마시던 타일러, 기욤, 니콜라이에게 옆 방 아저씨가 조용히 해달라고 부탁했기 때문.







미국은 총이지만 우리나란 칼이다.

층간소음 때문에 이웃끼리 칼질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따라서 층간소음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있다면 '아파트떠날 용기'를 가지라 말하고 싶다.

아니면 '도시떠날 용기'





이런 멋지고 조용한 전원주택 생활을 꿈꾸며 말이다.


돈 좀 더 벌어 전원주택으로 이사가고 싶다.

귀여운 강아지도 키우고 싶고.






도시 아파트 가격이면 시골에 집 하나는 지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다들 '아파트떠날 용기'를 가지시길.





결론

장구통 같은 공동주택 건축을 막는 층간소음 방지법 만들죠.

이웃끼리 싸우지 마세요.

가까운 사람에게 쉽게 화내지 마세요.

'아파트 떠날 용기'를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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