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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라인: 멈춰진 시간

오랜만에 황금 주말 저녁 글 쓰게 만든 영화다.

 

아델라인의 영원한 젊음을 '멈춰진 시간'이라고 표현한 건 부정적이지 않나 싶다.

왜 부정적일까. 바로 이 제목에 많은 의미가 있다.

 

왜 멈춰진 시간인지..

 

 

 

 

역시 영화 내용도 영원한 젊음에 대해 부정적인 면에서 다뤘고 

그 부정들에서 한 줄기 빛 같은 긍정을 찾으려한다.

 

 

 

 

 

 

사진 속 할머니가 딸이고 오른쪽 젊은 여자가 어머니다.

 

 

우선 영원한 젊음에 대해 생각해보면 누구나 

"대박이겠다"

"완전 부러워"

"나도 제발"

이런 반응을 보일 거라 생각한다. 

나도 그랬다. 영화를 보기 전까지.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조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해한 착한 관객이 된 듯 싶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둘 다 안 늙고 영원히 젊게 살고 있다면 

사랑이 가능할까? 

분명 행복하겠지. 즐겁겠지.

하지만 결말은 슬플 것 같다.

 

"우리가 지금 당장은 사랑하고 있는 걸 알지만 언젠가 반드시 헤어지겠지" 

라는 의문을 품으면서 사랑하고 살아가게 될 거니까.

 

그래서 영원은 시간이외엔 어디에도 허락되지 않나 싶다.

시작이 있고 끝이 있어야 어떠한 하나가 완성되는 것이고 

또 새로운 하나가 시작되는 것이니까.

 

로미오와 줄리엣이 죽음으로써

둘의 영원한 사랑이 시작된 거니까.

물론 행복하게 살다 수명이 다해 죽는 부부들도 마찬가지.

 

시작과 끝 그리고 또 새로운 시작.

생물학 최고 진리다.

 

사랑. 사랑. 사랑. 

뭐라해도 인류의 생물학적 본질은 사랑이다.

 

"남녀끼리 서로 사랑해라 

그리고 아기를 낳고 잘 키워라

그 아이도 누군가를 사랑하며 살 수 있게하고 

아이들도 커서 아이를 낳고

모두 이렇게 사랑하며 살아라"

 

영원하지 않은 사랑을 통해 영원을 이어가는 것이 바로 유전자.

그리고 그 바탕에 사랑이 있다.

(인간 기준)

 

뭔가 굉장히 완벽한 시스템이다. 

자연적으로 이런 시스템이 만들어졌다는 게 믿겨지나?

 

유전학이 연구되기 전까진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지 못했던 거다.

그러니 사람들이 아직도 창조론을 믿기도 하고.

 

하지만 수억년의 시간이 있었기에 충분히 가능한 것이다.

대단하다 시간이란 녀석은.

 

시간 물질 공간 그리고 생물. 매우 궁금한 녀석들이다.

요런 주제를 다룬 영화만 보면 환장한다.

 

아무튼 사랑하면 아이가 생기나보다. 그리고 그 아이가 부모의 미래를 이어가고.

자세한 건 모른다. 독거남이 요즘 제일 알고 싶은 것이다.

 

 

 

 

 

이 영화의 아쉬운 점은 확 꽂히는 OST가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앙드레 가뇽의 음악으로 대신한다.

 

 

 

 

* 스포 약간있음 주의

 

 

평범한 여자 아델라인은 운명처럼 멋진 남자를 만나 사랑하고 결혼한다.

'운명처럼!' 멋진 말 같다.

중매 아니면 결혼 못 할 거 같은 독거남에겐 드림 키워드다.

 

하지만 몇년이 지나지 않아 안타까운 사고로 남편은 죽고 만다.

그리고 또 얼마 후 아델라인 또한 안타까운 사고로 죽음의 위기를 넘기는데

여기서 우연히 영원히 늙지 않는 몸이된다.

 

 

 

100년이 지나도 여전히 20대인 아델라인.

자신이 살아온 100년을 바라보는 마음이 어떨까?

죽은 남편, 부모님, 친구 그리고 사랑했던 남자들.

 

 

 

 

국가 비밀요원으로 추정되는 남자에게 미행 당하는 느낌을 받은 아델라인.

 

아델라인이 영원한 젊음에 대해 숨기려는 이유로 

국가 혹은 비밀조직의 실험대상이 될 위험을 들고 있다.

 

80년 전 과거엔 당연히 그랬을 것 같다.

 

 

 

 

그러다가 이런 멋진 남자를 만난다.

정말 잘생겼다.

 

이 배우 검색해보니 '미힐 하위스만'이라고 한다.

'왕좌의 게임 시즌5'에도 나왔다던데 누구로 나왔다 한참 검색해보니 

(외국 배우들 얼굴은 아무리봐도 기억이 잘..)

 

"아! 그 용병단 두목 다리오 나하리스!"

용엄마 대너리스와 러브러브 중인 그 남자.

 

 

 

 

데이트를 신청했지만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던 아델라인을 사로 잡은 그 한마디.

 

"Someplace you've never been"

"당신이 가본 적 없는 곳에 데려가줄게"

 

영화의 주제에 딱 걸 맞는 멋진 대사다.

 

이 도시에서 거의 100년을 살아온 아델라인에게 모르는 곳이 있을까?

그래서 결국 데이트 성공.

 

 

 

 

 

헐리웃 영화는 배우의 표정이 너무 과하지 않아서 좋다.

그렇다고 한국 영화 속 배우들 표정이 너무 과하다는 건...아니고 맞다. 

대부분 너무 과하다. 특히 드라마. 표정으로만 모든 걸 말하려 한다.

 

블레이크 라이블리 연기 좋았다.

 

 

 

 

첫 데이트 잘 끝내고 두번째 데이트는 썸남의 집.

역시 서양. 화끈함.

 

키스를 시도하는 썸남에게 아델라인이 묻는다.

 

"Tell me something

I can hold onto forever and never let go."

"내가 영원히 붙잡고 절대 놓지 못할..그런 말을 좀 해주세요"

 

 

영원을 사는 아델라인에게 영원히 붙잡고 놓지 못할 말은 무엇일까?

 

정말 어려운 질문이다.

대사들 하나하나에 의미가 있다.

 

 

 

 

자신을 허락하게 만든 썸남의 말은 바로 

 

"Let go"

"놓아버려"

(지금만 생각하고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라는 의미)

 

never let go할 말을 물었기 때문에

남자는 구차하게 미련하게 그러지말고 let go하라는 말로 해석된다.

 

겨울왕국 Let it go와 같은 뜻으로 '놓아버리자, 보내자' 또는 걍 '신경쓰지 말자'라는 뜻.

 

 

이렇게 또 별거 아닌 말 같지만 놀라운 말을 던지는 썸남.

 

영원을 사는 아델라인에게 지금만 생각하고 다 잊으라니..

과거에 무한히 얽매이고

끝 없는 미래를 끝 없이 걱정하는 아델라인에겐

최고의 대답이었던 듯하다.

 

'현재를 즐겨라(카르페 디엠)'라는 말이 한 때 유행했던 게 기억난다.

싸이월드 시절 대문 문구로 많이들 적어놨던.

 

아무튼 이 말을 듣고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의 사랑에게 자신을 허락한다.

덕분에 잠시나마 영원을 잊었나보다.

 

 

 

 

썸남 집에서의 다음 날 아침.

이 영화 속에서 가장 행복해 보였던 장면이다.

멜로 영화의 꽃 같은 장면.

독거남이 늘 꿈만 꾸는 모습.

 

썸남을 미묘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아델라인.

아델라인이 무슨 생각하는지 관객들로 하여금 추측해보게 만드는 아델라인의 눈빛.

표정연기 좋아 아주~

 

아델라인이 무슨 생각하는지 은근히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멋진 연출이다.

 

 

 

하지만 또 과거생각

 

자신에게 청혼하려던 남자를 냉정하게 떠나버린 자신의 과거 생각에 눈물이 한 방울..ㅠㅠ

결국 또 이 썸남에게 이별을 고한다.

 

이렇게 아델라인은 또 사랑을 포기한다.

 

 

 

 

 

사랑을 포기하는 이유는 참 많겠다.

새로운 사랑을 찾는 사람도 있겠고

그냥 싫증난 사람도 있겠고

나란 독거남은 자신감이 없고 

아델라인은 함께 늙지 못하는 사랑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냉정하게 헤어지자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썸남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러 찾아왔다.

 

 

남자1 역할 "누가 찾아왔다고 할까요?"

 

아델라인 "정말 미안한 사람이요

만나기 싫다 해도 이해한다고 전해주세요

사과하러 온 거라고 난 당신 생각보다

훨씬 오랫동안 상상도 못 할 인생을 살아왔다고

그리고 그 날은 내가 감정적이었어요

그리고...이제야 깨달았어요

내게 얼마나 다정했는지

내가 너무 멍청해서 받아들이질 못했어요

이젠 알아요 그래서 미안하다고

말하러 왔어요 꼭 전해주세요

혹시라도 내려와 준다면

오늘 데이트로 보답하겠다고..

부탁해요"

 

남자 1 "어디로 데려갈 건지

물어보시는데요"

 

아델라인 "그 사람이 가본 적

없는 곳으로요"

 

명장면이다.

지금까지와 달리 아델라인은 사랑에 솔직했고 

잠깐 만나고 차버린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있다.

 

물론 영원히 늙지않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아델라인이 바람둥이라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세번째 데이트.

썸남이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아델라인만 알고 있는 멋진 장소.

그 곳에 우주와 별이 있다.

 

시간과 존재하는 모든 것을 얘기하려면 역시 우주 또한 빼놓을 수 없지.

감독이 절대 괜히 이 장면을 넣은 게 아니다.

 

썸남은 자신의 아버지가 천문학자이며 

예정됐던 시간에 오지 않는 혜성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아델라인을 자신의 부모님 결혼 40주년에 초대했다.

 

엘리스의 고향집으로 Go!

이젠 썸남이라고 못하겠다. 썸남의 극 중 이름은 엘리스다.

 

 

 

 

 

 

썸남의 집에 도착했으나 부모님에게 인사하는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썸남이 아니고 잘생긴 엘리스.

 

자신의 집을 찾아온 아들의 여자친구를 보는 아버지의 눈빛이..

 

역시 표정연기는 이 정도가 딱 좋다. 

한국 작품이었으면 입 딱 벌리고 눈 엄청 크게 떴을 듯.

 

썸남의 아버지 역은 반가운 헤리슨 포드 아저씨.

 

 

 

 

그런 썸남의 아버지를 바라보는 아델라인의 눈빛 또한 심상치 않다.

 

그렇다!

엘리스의 아버지는 과거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였고 

자신에게 청혼하려고하자 냉정하게 떠나버렸었다.

바로 그 남자!

 

이유는 역시 함께 늙지 못하기 때문에.

 

아무튼 썸남 엘리스를 차버렸던 그 이유의 남자다.

역시 영화긴 하다.

이런 우연이있을까.

 

현 남친의 아버지가 전 남친이라니.

한국 드라마여 뭐여.

 

 

하지만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와 똑닮은 아들과 사랑에 빠졌던 것은

어쩌면 너무도 자연스러웠던 거 아닐까.

중력에 이끌리 듯이.

 

유전자의 힘!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너무나도 사랑했던 전 남친의 아들과

계속 사랑할 수 없겠다고 느낀 아델라인은 또 사랑을 포기하고 도망을 간다.

이렇게 메시지만 남기고.

 

그런 아델라인을 쫓아가려고 하는 엘리스에게 아버지가 묻는다.

 

아버지와 엘리스의 대화 중에서 

 

아버지 "그 여자 사랑하냐"

엘리스 "네

아버지 "그걸 어떻게 알아"

 

엘리스 "그녀가 없는 세상은 무의미하니까"

 

 

그렇다.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 세상은 무의미하다.

사랑하는 사람 없이 영원을 사는 건 영원한 고통일 거다.

 

 

그럼..

도망간 아델라인은 어떻게 됐을까?

 

이 영화의 결말은 노코멘트하겠다.

스포는 여기까지.

 

"그냥 영화를 보세요"

 

 

 

명대사 하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늙지 못한다는 것은 정말 가슴 찢어지는 일이야"

 

맞다.

함께 늙지 못하는 건 정말 슬픈 일 같다. 

 

혼자 남은 인생이 정말 슬플테니까.

그러니까 줄리엣이 로미오를 따라 죽었고, 그후 로미오도 따라 죽었지..

 

'영원한 젊음은 과연 축복인가? 저주인가?'

이 영화가 내세우는 캐치 프라이즈다.

 

여기서 잠깐, 웨딩싱어의 명대사를 보자.

싸이월드 미니홈피 시절 엄청 유행했던 글이다.

 

 

 

당신과 함께늙고싶어요... 

 

당신이 슬플때 미소짓게 해주고 싶어요. 

관절이 아프면 내가 안고 다닐게요. 

당신과 함께 늙고 싶어요 

 

배가 아프면 약을 갖다주고 

난로가 망가지면 불을 지펴주고 

당신과 함께 늙을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당신의 키스가 그리워요 

추울땐 내코트를 입혀주고 

당신이 필요해요 

리모콘도 당신에게 드릴께요 

 

설거지는 내게 시켜줘요 

추울땐 내코트를 입혀주고 

술에 취했을땐 내가 북어국 끓여드릴께요 

당신과 함께 늙어간 남자가 

나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당신과 함께 늙고 싶어라... 

 

-영화 웨딩싱어中-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이런 사랑해보셨냐고 혹은 하고 있냐고 묻고 싶다.

했었다면 위로를, 하고 있다면 부러움과 박수를 드린다.

 

아무튼 내 생각에 영원한 젊음은 한 사람과의 사랑이 전부인 사람에겐 불행이고

여러 사람과의 사랑을 꿈꾸는 사람에겐 행복이겠다.

 

진짜 사랑을 꿈꾸는 사람에겐 하나의 사랑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드는 저주, 바람둥이에겐 수 억명의 애인을 사귈 수 있을 것 같은 행복이란 말이다.

 

 

 

+ 추가로

 

영원한 젊음을 대하는 생각은 동양과 서양이 반대인 경우가 많을 거라 추측한다.

 

예로부터 동양은 불노불사를 꿈꿨으며 

중국의 전설적인 따거 진시황제가 자신의 불노장생을 위해

불노초를 찾아오라고 전세계로 사신을 보내지 않았던가.

 

제주도에도 진시황이 보낸 사신이 신하 500명을 거느리고 왔었다. 

서복전시관이라고 서귀포에 있다. 아직 안 가봤는데 가보고 싶어졌다.

 

삼천갑자 동방삭 이야기에서 별에서 온 그대까지 

동양은 예나 지금이나 불노장생을 꿈꾼다.

 

하지만 서양은 다르다. 

영원한 생을 나름 저주의 일종으로 

뱀파이어나 드라큘라 같은 존재에게나 가능한 일로 여겨왔다.

 

동서양의 차이를 말하자면 끝도 없는 일이고

그냥 서양은 자신의 사랑과 행복이 최고 목표지만

동양은 온전히 사랑에 집중하는 서양과 달리

자신의 권력 혹은 내 집단과 남들 속에서의 자신이다. 

유교 문화도 그렇고 선후배 문화도 그렇고. 

 

 

 

 

(동서양의 차이를 잘 보여주는 픽토그램)

 

 

따라서 이 영화는 서양적 관점에서 만든 것이라 

다수의 동양인에겐 "그냥 볼만한 영화였다" 혹은 "그냥 보통"정도로 여길지 모르겠다.

 

하지만 요즘 한복 대신 양복을 입고 

할로윈데이까지 따라하던데 

조만간 우리나라도 이런 서양식 마인드를 갖게 되지 않을까 싶다.

조만간이라고는 하지만 200년 이상 정도.

 

그렇다면 사랑을 두려워하지 않고 멈추지 않고 사랑하며 

소심해서 고백 못하는 사람도 많이 줄겠지.

중매결혼도 없어질 것이고.

지금의 서양처럼.

 

지금 90년생들만 봐도 중학생 때부터 연애하더만.

사상에 묶여있던 동양식 마인드가 조금씩 진화하고 있다.

 

 

+ 더불어

 

추가로 영원히 살아가는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하나를 추천하고 싶다.

한 때 별에서 온 그대 표절 원작이라는 말도 있었던 작품이다.

 

아델라인은 영원한 젊음을 바탕으로 사랑의 본질적인 면을 다뤘다면

인간의 사상과 삶 그리고 종교를 영원한 삶으로 다룬 '맨프롬어쓰(The Man from Earth)'를 추천한다.

 

시간을 다룬 영화들은 정말 흥미롭다. 창조설에 등장하는 '신'도 지구 멸망설에 등장하는 '끝'도 

결국 시간의 절대 앞에선 모래알 같은 존재기 때문에. 

 

신이 있다면 시간이 신이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도 그 안에 있고 함께하고 있는 게 바로 시간이란 녀석이기에.

 

 

 

 

 

결론
영화 추천! 넷플릭스에 있다!

운명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고 잡는 것이다.

운명 같은 사랑을 잡고 누구보다 행복하게 사랑하며 살자.

모래알 같이 작은 시간을 살면서 우주 같은 큰 사랑을 꿈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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