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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노총각의 베트남 여자와 데이트 8

"한국 남자와 결혼하는 거 어때?"

 

 

 

친구들 선물을 사기위해
베트남 그녀와 함께 
태국계 대형마트 빅씨마트에 왔다

때마침 할로윈데이였고
원래 이런 건지 몰라도 장터가 열려있었다

 

 

옷이랑 악세사리도 팔고 있다
가격을 슬쩍보니 확실히 백화점이나 빈컴센터보다 싸다

 

사고 싶은 거 있으면 사주겠다고 고르라고 했더니

그냥 슬쩍 웃고 만다

 

무슨 의미지? 

거절이야 뭐야

 

 

 

 

 

 

 

발리에선 하나에 5천원, 만원하던 드림캐처가

여기에선 천원, 천오백원에 팔고 있다

발리는 도대체 바가지가 얼마 심한 거야!

 

 

 

 

 

우리나라였음 이런 거 절대 안 했을텐데
(어차피 인형 따 줄 여자도 없음)

어느새 나도 모르게 돈을 꺼내게 만들었던 풍선 터트리기 게임

데이트 중이라서 그런 거 같다

 

던지는 게 좀 이상하다

가볍고 안 뾰족하다

풍선 맞추기 힘든 그런 느낌

하지만 힘차게 던져서 인형 하나 받았다

 

 

 

 

 

 

 

 

인형 하나 받으니 분위기도 바뀌고 

기념으로 같이 셀카도 찍고

이래서 남자들이 데이트할 때 이런 거에 목숨 거는 거 같다

 

 

 

 

 

 

뭐 먹을까 고민 중인데 전부 신기한 것들이다

쌀국수나 분짜는 없다

분짜는 북베트남 음식이다


닭발도 팔고 있는데
아무런 양념 없이 창백한 피부를 그대로 노출한 채 팔고 있다

 

나 "여기서 저녁 먹을까?"
베트남 여자 사람 "좋아요

 

 

 

 

 

 

도전정신이 약한 나는 무난한 돼지고기 꼬치를 샀다

 

 

 

 

 

음료는 한 잔에 2만동
우리 돈으로 천원이다

 

 

 

 

음료도 역시 무난한 코코넛쥬스로 골랐다

 

 

 

 

 

베트남 그녀는 떡볶이에 초밥을 골랐다

날씨도 더운데 미리 만들어진 초밥 먹으면 탈날 거 같은데?

괜찮으려나?

 

떡볶이는 뭔가 어설프다

분식집 떡볶이 맛이 아니다

 

그리고 저녁 먹으면서 대화..

 

내일이면 귀국이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뭔가 진전이 있어야 한다

 

 

나 "어떤 남자 좋아해요?"

베트남 그녀 "착하고 좋은 사람요"

 

너무나 뻔한 대답이다

 

나 "돈 많은 남자 좋아해요?"

베트남 그녀 "NO, HAHA"

 

이제 좀 편해졌다고 이런 말이 그냥 불쑥 나와버렸다

 

 

 

나 "한국 친구있어요?"

베트남 그녀 "1명 있었어요"

나 "아직도 연락해요?"

베트남 그녀 "이젠 안 해요"

나 "만난 적 있어요?"

베트남 그녀 "2번정도 만났어요"

 

역시 작년에도 한국남자들이랑 만난 적이 있었다

그 중 한명은 서울 쪽에 사는 남자였고

가끔 베트남으로 출장오는 남자라고 한다

 

어떤 관계였냐는 물음에 '그냥 밥 먹고 커피 마시는 사이'라고 했다

근데 출장 올 때마다 화장품을 선물로 줬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한국어를 공부했었다는 시기와 딱 맞네

과연 보통 사이였을까?

 

이런 얘기를 딱히 숨기지도 않고 나한테?

굉장히 솔직하다 

솔직한 모습 오히려 좋아~

 

 

 

 

 

뭐 좀 더 먹기 위해서 

다시 벤탄시장 근처로 왔다

 

분위기있는 밤거리를 걸으며 계속 이야기했다

 

나 "한국남자랑 결혼할 수 있어요?"

베트남 그녀 "할 수 있어요"

 

동남아시아는 아직도 가족과 얽혀사는 게 심해서 다르게 질문해봤다

 

 

 

나 "한국사람이랑 결혼하면 한국에 살 수 있어요?"

베트남 그녀 "베트남에서 살고 싶어요"

나 "왜?"

베트남 그녀 "가족들이 다 베트남에 있어요"

 

 

동남아 국제커플 유튜브에서 보던 것처럼
확실히 남편보다 가족이 우선이다

 

말문이 콱 막혀버렸다

뭘 더 물어봐야할지 모르겠다

 

이 어색함 적응 안 된다

 

"결혼하면 모든 걸 포기하고 베트남에서 살아야 하는 건가"

"베트남 10년 살다가 한국이 그리워지면 어떡하지?"

"베트남에 살면 돈을 뭘로 벌지?"

 

갑자기 생각이 엄청 많아진다

시작도 하면 안 될 사이 같기도 하고

한국에 살 수 있도록 설득할 수 있을까 의문도 들고

그냥 국제커플 유튜브처럼

베트남 살면서 유튜브나 해볼까 싶기도 하고

 

근데 문제는 이런 고민 계속해봐야 답이 안 나온다는 점이다

맨날 고민만하다가 끝난다

그래서 아직도 노총각이다

 

 

 

 

 

드디어 마지막날이다

저녁이면 귀국이다

 

체크아웃하고 베트남 그녀가 사는 집에 도착했다

 

여기는 2층인데 오토바이로 가득하다

도난 때문인지 오토바이를 건물 안에 세우고 있다

 

 

 

 

 

신기하게도 건물 안에 오토바이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었다

 

그리고 오늘은 내가 특별히 부탁한 게 있다

바로 오토바이 태워달라는 부탁

 

베트남하면 오토바이고

기회가 있다면 오토바이 한 번 타보면 재밌을 거 같다

 

마지막날이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부탁하는데

"오토바이에 한 번만 태워주세요" 라고 했다

 

"오케이" 하긴 했는데

베트남에선 여자가 남자를 절대 태워주지 않는다고 했다

'운전은 남자가' 이런 인식이 매우 강한 것 같다

 

 

 

 

 

 

 

오래되고 낡은 건물인데 방이 되게 많았다

전부 월세 주는 방이다

 

집주인은 엄청난 부자로 

자식들이 다 미국 유학 중이라고 한다

 

월세는 10만원이고

친구랑 5만원씩 낸다고 했다

 

그녀의 방은 통로 제일 안 쪽인데 

구경 좀 시켜달라고 했더니

근처에 절대 못 오게한다

 

그래서 계단 옆에서 잠시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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