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루시, 뇌의 100%를 사용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 약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최민식을 비롯한 몇몇 한국배우들이 등장한다고해서 딱히 애국심이 샘 솟거나 

특별히 재미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늦게 보게됐다.

보고 난 느낌은 좀 충격이다. 

외계인과 우주를 다룬 영화 'CONTACT'를 보고난 후 느낌과 비슷하다.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어준 느낌 혹은 늘 1차원적으로 이뤄지던 상상이 

하나의 세상으로 다가온 느낌이다. 상상만 하던 우주를 여행한 한 느낌이랄까.

아무튼 이렇게 충격적이게 재밌는 영화는 정말 오랜만이다. 

보통 영화에서 얻는 재미나 감동과는 다르다.

영화라고 하기엔 과학 같고 과학이라고 하기엔 신의 영역 같다.

인류가 연구하고 밝혀낸 지식 그 이상의 지식세계를 담고 있는 영화다.

오로지 감독 뤽 배송의 상상력 하나로.

이 영화는 영화가 줄 수 있는 100%를 다 줬다고 높이 평가하고 싶다.

생명과학 전공자로로서 혹은 어릴 때부터 관심이 많았던 부분이라서 

좀 많이 오버하고 있는 것도 있다.

뇌는 정말 신기한 장기다. 우리가 이렇게 생각하고 감정을 느끼면서 

혼을 갖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정말 신기한 것이다. 

아직 인체의 신비에 대해서 밝혀진 것이라곤 5%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뇌 또한 사용량이 10% 밖에 안 된다고 한다. 이 10%도 가설이다.

그렇다면 뇌를 100% 사용하면 어떻게 되는지 미치도록 궁금하지 않을 수 있을까?

(여기서 10%는 양적 측면이 아니라 능력적 측면을 말한다)

이제부턴 오로지 내 상상력이다. 외계인을 생각하는 것처럼 그냥 가설이다.

어디에서 본 것도 들은 것도 아니고 걍 늘 생각만하던 가설.

허무맹랑해도 모든 연구의 시작은 가설이니까.

뇌는 왜 10% 밖에 능력을 발휘 못 하는 것일까?

이 이유의 근본을 따져보면 아무래도 유전자라는 녀석의 영향이 큰 것 같다.

바로 유전자라는 놈이 갖고 있는 최고의 목적이 실패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 최고의 목적은 유전자 복제다. 현재 자신이 갖고 있는 유전 정보를 번식을 통해 

다음 세대로 넘기면서 한 단계 더 진화하는 것이 유전자 최대 목적이다.

사람은 죽는다. 하지만 유전자는 자신의 복제를 통해 

꾸준히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수억년전부터 말이다.

그러기 위해 유전자는 우리의 몸과 생각을 지배하고 있으며 

자신(유전자)의 목적을 위해 사람을 움직이도록 한다.

마치 프로그래밍된 컴퓨터처럼. 이를 본능이라고도 부르고 있다.

본능은 성욕, 식욕, 물질욕 등 많은 본능적 욕구들이 있겠다.

사람이 죽지 않게 하려고 배고프면 먹게 하고 

위험이 생기면 겁 먹게 만들어 도망치거나 탈출하게 만들고 

이성에 대한 충동과 욕구를 통해 번식을 하게 만든다.

야심한 새벽 으스스한 골목길 가로등도 하나 없다. 

오로지 미약한 달빛에 의지해 길을 따로 걷고 있다.

누구나 이런 상황이면 조금은 겁을 먹기 마련이다.

그럼 왜 겁을 먹는 걸까?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본능이다. 유전자 녀석이 자신이 죽지 않기 위해 

사람을 죽음의 확률로부터 멀어지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다.

남자는 예쁘고 몸매 좋은 여자에게

여자는 키 크고 돈 많은 남자에게 호감을 갖는 것도 

아주 당연한 것이다.

그렇기에 사람이란 녀석이 본능 밖에 모르는 바보일 수록 

그 사람을 조종하는 유전자의 목적이 이루어질 확률이 크다. 

근데 만약 인간이 루시의 여주인공처럼 뇌의 100%를 사용한다면 

분명히 본능에서 멀어질 것이며 많은 면에서 유전자의 능력을 초월할 것이다.

오히려 유전자를 지배하고 또 다른 뭔가로 태어날지도 모른다.

여주인공 루시의 마지막 모습 처럼 말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뇌의 능력이 10% 정도에서 묶인 게 아닌가 생각한다.

유전자의 노예인 본능 밖에 모르는 바보라야 유전자 복제 성공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인간이 컴퓨터를 만들고 프로그래밍하고 자신의 목적을 위해 

움직이도록 하고 있는데 컴퓨터가 자신이 발휘할 수 있는 최대의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면 인간이 오히려 컴퓨터에게 지배당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류의 영화는 이미 상당히 많이 나왔다. 인간이 컴퓨터에게 지배 당하는 세상을 다룬.

하지만 인간이 뇌를 지배하는 영화는 아마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생각한다.

정말 최고의 영화였다.

추가로 덧붙이자면 이렇게 나와 내 유전자를 따로 본다는 것만으로도 내 유전자에겐 쿠데타 같은 일이고 

유전자 최고의 목적 달성이 실패할 가능성이 커지는 일이다.

유전자가 얼마나 놀라겠는가? 자신의 노예 같은 사람 녀석이 본능을 지능으로 컨트롤하면서 

배고파도 밥을 안 먹어버리거나 여자를 돌 같이 보다가 결혼을 포기해 독거남으로 평생 산 다거나 등등

물론 수 많은 독거남들이 이렇게 독거남이 되는 건 아니겠지만. 

역시 알면 알 수록 신기한 게 유전학이고 생물학이다. 

마지막으로 사람은 아직도 진화하고 있으며 뇌 또한 근육과 마찬가지로 사용할 수록 훈련할 수록 

능력이 더 커지기 마련이다. 앞으로 만년 후의 인류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했을지 매우 궁금하다.

물론 그 전에 인간은 자신의 실수로 멸종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전쟁이나 질병, 배고픔으로 말이다.

또 하나의 영화가 생각난다. 인간의 멸종과 우주 생물학을 다룬 '지구가 멈추는 날'.

여기까지의 이야기는 사람을 중심으로 생각한 것이고 우주를 중심으로 생각하면 사람은 모래 한 알 같은 존재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말이 통하는 게 또 생물 세계다. 

자신의 서식지를 파괴하는 것은 인간 뿐이다. 자연을 파괴하고 전쟁을 일삼다간 

공룡처럼 멸종될지 모른다. 자연에는 분명한 정상 흐름이 있기 때문에. 

세포가 꾸준히 비정상적인 자극을 받으면 암세포가 되는 것 처럼. 

결론

CPH4 한 잔하고 싶어지는 밤이다.

추가로 

정말 인간이 뇌의 100%를 사용하게 된다면 루시처럼 인간을 기절 시키고 

몸의 모양을 마음대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

개인적인 생각으로 영화 속 루시정도는 아니어도 비슷하게는 가능할 것 같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속이 쓰리고 위염이 생기는 것 처럼 감정은 분명히 인체에 영향을 미친다.

결국 이런 과정도 뇌가 보내는 신호에 의한 것이라

인간이 뇌가 보내는 신호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면 

우리 몸을 의지대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돌고래가 초음파를 사용하는 것처럼 

어떠한 파동을 만들어 사람들을 기절 시킬 수 있을지도 모르고

물갈퀴가 생기거나 팔이 4개가 될지도 모른다.

물론 오랜 시간 진화를 거듭하면서.

결론

- 인간은 결국 유전자가 프로그래밍한 명령대로 밖에 살 수 없는 동물

- 뇌의 100%를 사용하게되면 유전자를 넘어서는 존재가 될거라 추정

- 그렇다면 인간이 아닌 또 다른 존재가 탄생

- 하지만 인간은 그 전에 멸망할 거라 생각

+ 유전자에 대해 궁금한 사람에게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을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