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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집안의 막내 아들로 태어난 남자가 있다.

아버지가 의사고 형과 누나들 모두 의사나 약사다.


그런던 어느날 막내 아들이 아버지에게 의사를 그만두겠다고 한다.


아들 "아버지 의사 그만두고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아버지 "인생을 그만두고 싶은 거냐!!"



실제로 의사를 그만두고 음악가로 전향한 피아니스트 양방언의 이야기다.





바로 세계 5대 피아니스트(내가 정한) 중 한 명인 양방언.

배우해도 될 것 같은 얼굴이다. 정말 잘 생겼다.








아버지는 결국 허락을 해주셨을까?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허락하지 않으셨다고 한다.


음대를 가고 싶었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불가능. 결국 도쿄에 있는 니혼 의과대학으로 진학했다.

피아노는 어렸을 때부터 배웠었고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한 것은 1980년 의대 2학년 때라고 한다.







"근데 일본 사람?"


분명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할 것 같은데 재일한국인이다.


제주도 출신 아버지와 신의주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조선 국적을 갖고 있다가 1999년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알고보니 아버지가 한림읍 협재리 출신이시다.


그래서 재일한국인의 신분으로 차별 받으며 살지 않기 위해 

악착 같이 자식들을 공부시키신 것 같다.


그리고 '슈퍼맨이 돌아왔다'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추성훈도 같은 경우다. 

추성훈 아버지도 제주도(삼도동) 출신이다.


그렇다면 왜 다들 제주도를 떠나 일본으로 갔을까?



(영화 지슬의 한 장면)



과거 무능하고 부패했던 이승만 정권이 

'제주 4.3' 사건을 일으켰고 제주도민의 10~20%를 살해했다.





(영화 지슬의 한 장면)



많은 사람들이 산이나 동굴로 도망쳤고 일본으로도 많이 피난을 갔다고 한다.

이렇게 4.3 사건 이후 많은 제주도민들이 일본으로 건너가서 '자이니치'가 됐다.


잘못 끼운 이승만 단추 하나가 어떻게 나라를 망치는지 그대로 보여주는 아픈 역사다. 

4.3에 대해서 말하자면 정말 끝도 없다. 답도 없고..4.3 얘기는 나중에..











스타킹에 출연했던 모습.

근데 성공한 재일교포에게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는 과연 적절한 호칭일까?
성공하지 못한 재일교포들에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갖고 있길래?


추성훈과 양방언 처럼 많은 재일교포들이 한국 이름을 그대로 갖고 있다. 국적도 마찬가지.
일본에서 살고 있지만 다른 모든 것은 한국인이었다. 

추성훈이 사랑이 이름을 추사랑이라고 지은 것만 봐도 그렇다.
재일교포들은 차별에 시달리면서도 절대 한국 국적과 한국 이름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젠 음악 이야기




최근 열렸던 소치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올림픽기 이양식 음악감독을 맡기도 했었다.




1996년 일본에서 첫 솔로앨범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앨범을 꾸준히 발표했으며 

2001년 발매된 앨범이 한국에서 인기가 많았었다.


앨범에 수록된 곡들 중 '프론티어 Frontier'가 특히 인기가 많았는데

결국 이 곡은 2002년 아시안 게임의 공식 주제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직접 들어보면 '어디서 들어본 노래'라는 느낌이 올 것이다.




한국인임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그는 국악도 함께 공부했으며 

민족의 혼을 음악으로 표현하려 노력했다.









 KBS 다큐 '차마고도'는 물론 

1997년부터 홍콩 인기 영화 '정무문'과 '성룡의 선더볼트'등의 음악 감독을 맡았었다.

일본과 중국 홍콩 등 아시아에서 먼저 음악성을 인정 받은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2001년에 드라마 '상도' OST 를 시작으로 

게임과 CF는 물론 각 종 페스티벌 음악감독까지 다양하게 활동을 해오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양방언이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에서 인정 받고 유명해지니 

우리나라에서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 같다.

그렇지 않았으면 거들떠 보지도 않았을 게 분명함.) 







양방언의 민트 아카데미 (Mint Academy)


또 그의 음악들이 CF나 캠페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어서 

이름을 모른다하더라도 잠깐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익숙한 곡들이 많다.


민트 아카데미는 특히 여러 방송에서 배경음악으로 많이 쓰였던 곡이다.








제주의 왕자 (Prince of jeju)


"세상 어디에도 바다는 있겠지만 내가 자란 제주도 만큼 푸르진 않을 것이다"

라며 고향 제주를 회상하시던 아버지를 위해 만든 곡이다.


처음 아버지의 고향인 제주도를 방문한 감격

그리고 고향을 생각하며 힘든 재일한국인의 삶을 견디시던 아버지를 

생각하며 이 곡을 만들었다고 한다.







대통령 취임식에서도 음악감독을 맡았었다.










그런 그가 2014년 8월 23일 제주돌문화공원에서 

'양방언의 제주판타지'라는 이름으로 공연을 연다고 한다! 


"이건 꼭 가야해!!"


지난 공연은 일 때문에 못 갔었는데 이번엔 혼자서라도 꼭 가봐야겠다!




역시 즐기는 사람이 열심히 하는 사람보다 더 행복한 것 같다. 

아버지의 반대에도 의사를 과감히 그만두고 5만엔만 들고 집을 나온 그를 보며 오늘의 나를 다시 돌아본다. 

나란 놈이 피아노학원 다니고 싶다고 언제까지 말만할지도 지켜봐야겠다.


"그냥 피아노 사서 독학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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