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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여행 2일째.

신주(新竹)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날씨가 제법 싸늘하다. 내가 온다니 제주형 맞춤날씨 작동됐나보다.

특히 바람이 세다. 원래 바람이 많은 신주라지만 이건 좀 너무한다 싶었다.

겨울 제주도 바닷바람과 별 다를 게 없었다.


아무튼 뻔한 도시 여행은 싫어서 선택한 다음 코스는 네이완(內灣)이다.

한자로는 內灣다. 실내의 안 내, 항만의 물굽이 만으로 한글로 읽으면 내만이다.


물굽이의 안이라는 뜻인가? 그리고 신기한 건 한글로 읽으면 내만, 대만말로 하면 네이완이다.

상당히 비슷하다! 대만을 여행하면서 느낀 것 중 하나가 중국말(대만말)이 우리말과 발음이 

꽤 비슷하다는 점이다. 중국어라곤 니하오, 쎼쎼 밖에 몰랐기 때문에.




첫째날 신주역 인포메이션에서 미리 챙겨둔 네이완 행 기차 시간표다.

사진에서 보이는 건 네이완에서 신주로 오는 시간표고 뒷면은 신주에서 네이완으로 가는 시간이 나와있다.


신주에서 네이완으로 바로 가는 건 거의 없고 신주에서 주종(竹中)역에서 네이완선으로 갈아타야 한다.

주종(竹中)도 대만말로 주종(zhuzhong)인 것 같다. 주종을 중국식 말투로 '주우조옹'하면 네이티브가 된다.

정말 발음 비슷하다. 빵도 대만말로 삥이라고 한다.


수천년 전 동북아시아 사람들은 매우 비슷한 언어를 사용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영국 영어도 미국으로 건너간지 불과 몇 백년만에 미국 영어로 새로 태어나지 않았는가.

버러, 워러, 웨이러 같은 혀 꼬부라지는 발음으로 말이다.


한국어도 마찬가지다. 조선시대 우리말은 지금의 북한말과 거의 같았다. 

50~60년대 흑백영화만 봐도 북한말 억양과 비슷하다. 대한뉴우스도 마찬가지.

지금의 9시 뉴스 같은 대한뉘우스만 봐도 북한말과 매우 유사하다.


지금은 우리나라 말은 서울말에 경상도 사투리+전라도 사투리가 섞이면서 서울말로 완전히 바뀐 것이고 

북한말은 조선시대 우리말을 거의 그대로 쓰고 있다. 북한 독재정권의 폐쇠적인 정책탓에.

민간인 출입 통제구역(비무장지대 DMZ)에 우리나라 고유식생이 그대로 살아있는 것처럼.


수처년이 지나면 북한말과 우리말은 완전히 다른 언어가 될지도 모르겠다.

여행하면 느끼는 것도 많고 배우는 것도 많고..역시 사람은 자기 우물에서 벗어나야 한다. 


네이완 가는 기차안에서 많은 생각을 한 것 같다.





신주역에 있는 네이완선 안내판이다.

신주역에서 주종역에서 네이완선으로 갈아타야한다.

녹색에서 주황색으로. 직행도 있긴 있는 듯하다.







안내를 따라 1 Platform으로 가니 기차가 있었다.

그 기차가 네이완으로 가는 것이 맞는지 확신이 없었기에 일단 타서 기차내에 있는 안내판을 확인해봤다.






영어는 없다. 전부 한자라서 내가 가는 곳은 한자로 반드시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저걸 보니 이 기차가 맞는 것임을 90%확신했다.


그래도 모르니 내 확신을 99%로 끌어올리기 위해 출발 전 점검 중인 역무원에게 물어봤다.


지나가는 직원에게 "I want to go to Neiwan" 혹은 "i'd like to go to ~" 

막 이런 영어 써야지 생각했지만 과연..읽기와 문법 시험으로만 영어를 배웠는데 그게 쉽나.


중국식 말투로 억양 확 꺽어주면서 "네이완 ~눼이우완" 하면서 기차 바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니 

친절한 직원이 "예쓰예쓰"라고 해준다.


이 기차는 네이완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99% 확신했다.


하지만, 역시 환승역에서 환승해야지 않은가?

직원이 어설픈 영어로 뭐라고 막 설명해준다. 

완벽하지 않은 중국식 억양의 영어라 뭐라고 하는지 50%밖에 못 이해 못했다.


주종역에서 환승해라 뭐 이런 내용은 이해했으니 그걸로 됐다.






친절한 직원 얼굴 사진은 용기가 없어 못 찍었고 지나가는 뒷모습만 찍었다.

젊고 친절했다. 대만은 기차 출발 전에 한 칸 한 칸 꼼꼼히 확인하는 것 같다.






역 모습은 우리나라랑 나름 비슷하다.







기차 안에서 맞은 편 창문으로 바라보는 모습.

건물들이 상당히 낡아 보인다.


근데 우리나라 건축물 수명이 굉장히 짧은 것이기도 하다.

오래된 것을 싫어하고 언제나 새로움을 추구하는 특성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문제는 사물에만 이런 특성이 적용된다는 게 신기하다. 

난 아직도 우리나라에 낡은 사고 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고 느끼기 때문에.







열차들이 알록달록 예쁘다.

이것 말고도 여러가지에서 '대만 사람들은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라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겉모습은 오래되어 보이나 우리나라 기차와 별 차이가 없었다.

우리나라 기차를 많이 타보진 않았지만.







요 버튼은 뭔지 모르겠다.

왜 이 사진을 찍었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








기차를 타고 가면서 바라본 창 밖 풍경으로 느낀 것 중 하나는 '오래됨'이었다.

건물들이 상당히 오래되어 보인다.


또 한가지는 식물들이 확실히 우리나라와 달리 아열대 식물이 많았다.

아열대 지방 식물 수업은 상당히 어려울 것 같다. 종이 워낙 많고 다양해서.

서울에서 제주도만와도 식물 종이 확 달라지는데 뭐.







또 한 가지, 오토바이가 엄청 많다.

사진을 제대로 못 찍어서 그렇지 위 사진 속엔 수백대의 오토바이가 주차돼있었다.


바이크 전용 주차공간이 확실히 정해져있었다.







네이완 선으로 갈아탔다. 주종역에서 내려 네이완선 탑승구로 이동하면 된다.

네이완선은 기차 내부가 중국식 모양으로 되어있다. 상당히 이색적이다. 






기찻길옆 오막살이가 아니고 기찻길옆 식물살이다. 

기차가 점점 산골로 들어가는데 상당히 근거리에 식물과 집들이 있었다.








지나가면서 본 것 중 제일 신기한 것이다.

사격장 같기도 하고 훈련장 같기도 하고 뭔지 잘 모르겠다.

예비군 훈련장인가? 아니면 서바이벌 게임장?









대만도 우리나라처럼 병역의무가 있어 남자면 반드시 군대를 가니 이런 게 충분히 있을 수 있겠다.

바로 옆에 기차가 지나가는데 설마 실탄 사격장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나중에 대만 친구 생기면 꼭 물어보고 싶다. 


"여기 뭐하는 곳이야?"





중간중간 지나가는 역들은 정말 허름하다.

작은 산골 마을들 같은 느낌. 

그렇게 산골도 아니었지만.






동영상도 찍었다.










짜잔, 드디어 네이완 도착!

산골 속에 있는 마을 같았다.


어디서 내릴지 고민도 필요없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우르르 내리면 네이완이다.


야자수도 생기있게 서 있었다.

제주도에서 비실비실 다 죽어가는 야자수만 봐서 그런지 신기했다.

(제주도는 야자수가 자라기 좋은 기후가 아니다)




기차가 참 예쁘다. 

사진이 붙여진 건지 그림으로 그린 건지 예쁘게 디자인되어 있었다.


그리고 기념사진 찍는 중국인 관광객들.









네이완 역 풍경.

저 멀리 귀여운 인형이 하나 보인다.

대만 곳곳에 이런 귀여운 것들이 꽤 많이 보인다.


대만 사람들의 여유있고 온화한 삶이 느껴진다랄까.



참고로 네이완은 대만 여행지 중 가장 매력적인 곳 중 하나였고 

반딧불 축제가 열릴 때 또 한 번 가보고 싶다.


또 남들은 2시간이면 충분하다는데 나에겐 2시간으로 부족했다.

다리 건너편은 가지도 못했다.

천천히 여행하고 싶으면 4시간 정도는 생각해야할 것 같다.


신주에서 네이완 가는 방법

1. 신주 기차역에서 주종역

2. 주종역에서 네이완선 환승

3. 네이완 종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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