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제주 영리병원 공론조사 참여 후기 그리고 JDC
영리병원(녹지국제병원) 공론화를 위한 도민참여 숙의형 공론조사 참여 후기
이게 뭔일인지 궁금한 분은 '제주 최고 인터넷신문 제주의 소리' 기사 참고 ☞ 클릭
이번 여름 어느날인가 일손 도우려고 촌에 내려갔을 때였다.
집에 와서 씻고 저녁 먹으려는데 울릴 일이 별로 없는 유선전화가 삐리리리♪
"안녕하세요, 제주도 영리병원 관련 설문조사에 참여해주시겠습니까?"
그 찬성 반대로 시끄러운 영리병원 설문조사구나 싶어 알겠다했다.
말투가 한국어 잘하는 외국인 느낌이라 가짜인가 싶었지만 다 끝냈다.
그렇게 설문조사는 완료.
하지만 마지막으로 도민참여형 공론조사에 참여하시겠냐고 묻는다.
"선생님 이거 참여하시면 50만원도 드립니다"
교통비 및 수고비 명목으로 50만원을 준다는 얘기에 바로 콜!
원래 찬성 반대로 한창 뜨거울 때 글을 써야 하는데 주최측에서 공론조사 끝나기 전에 SNS 금지래서 이제 올린다.
#1
9월 9일 집에서 조용히 뒹굴고 싶던 일요일 낮이다.
제주시 연동 농어업인회관에서 도민참여 숙의형 공론조사 오리엔테이션이 열렸다.
도청 근처에 이런 시설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수고비 받을 계좌번호 알려주고, 주민등록증 맡기고 입장.
중간에 도망갈까봐 주민등록증을 보관하는 거 같다.
근데 도민참여단 대부분이 나이지긋하신 어르신이다.
젊은 사람도 몇명 보이긴했다.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이번 설문조사는 대부분 유선전화로 이뤄졌다.
따라서 집에 유선전화를 보유한 어르신 세대, 자영업자가 대부분이었다.
일손 도우려 촌에 내려갔다가 전화 받은 나는 그야말로 기적 같은 확률이었다.
무선전화로도 설문조사했다고 하는데 소수의 누적된 데이터 안에서만 이뤄졌다고 한다.
과거에 있었던 설문조사 참여를 통해 제주도민으로 확인된 전화번호라고 했다.
그래서 일부 사람들은 설문조사의 유무선 비율을 밝히라고 주최 측에 따지기도 했다.
주최 측은 마지막날 다 밝히겠다고 했지만 말해주지 않았다.
다른 경로로 밝혔거나 거짓말이었던 듯하다.
이렇게 첫날부터 열기가 장난아니었다.
녹지병원 관계자가 직접 온 줄 착각할정도.
이렇게 찬성 측 자료와 반대 측 자료를 준다.
재미없는 내용들이지만 관심 갖고 읽어봤다.
찬성 측 자료는 대부분 중국자본 유입과 영리병원 허가에 따른 이익을 설명하고 있고.
반대 측 자료는 대부분 영리병원에 따른 공공의료와 의료수준 질 저하를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찬성 측 대표와 반대 측 대표의 20분 프레젠테이션 발표.
기억나는 핵심 입장만 몇개 적어본다.
[찬성 측 입장]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센터 의료산업처장 김기영)
*제주출신 JDC 직원
1. 영리병원이 무산될 경우 녹지그룹이 소송을 제기할 것이고 소송비용을 도민들이 부담하게 된다.
2. 무산되면 이미 고용된 노동자들이 모두 실직한다.
3. 허용하면 중국인 다수가 제주도로 오고 제주 경제에 도움된다.
4. 정당한 절차로 추진되었고 이제와서 불허는 맞지 않다.
[반대 측 입장]
(인도주의 실천 의사협의회 대표 우석균)
*현직 의사
1. 영리병원 무산될 경우 소송비용은 영리병원을 추진한 JDC가 내야한다.
2. 녹지그룹이 행정소송을 걸어도 정당한 절차에 따른 불허라서 소송에서 질 가능성 낮다.
3. 영리병원이 허용될 경우 전국으로 퍼질 가능성 높다.
4. 공공의료 수준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5. 의료비가 상승한다.
6. 미국과 같은 서민 의료 붕괴가 이뤄질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
영리병원 찬성 측은 대표로 JDC 직원이 왔고 녹지병원 관계자는 마지막날까지 얼씬은 커녕 입장 전달 1도 안 했다. 도민참여단이 녹지그룹이 제주도민을 무시한다고 지적한 포인트다.
JDC 직원이 왜 찬성 측 대표로 왜 나왔나 보니 중국자본에 부동산 매매부터 영리병원 추진까지의 사업을 계획했다고 한다.
여기서 JDC는!
국토개발부 소속 공기업으로 제주도를 바탕으로 여러 사업을 추진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 도지사 후보 중 녹색당 고은영 후보가 JDC 해체를 공약했기에 관심이 가던 곳이다.
JDC에 대한 제주 도민 여론이 안 좋은 이유는 뭘까 보니.
제주도 땅과 시설로 벌어들인 수익이 제주도가 아닌 국토부로 가버리는 점.
(마사회의 경우 제주 경마장 도박 수익금 일부를 제주도에 전달 중)
영리병원 추진과 헬스케어타운 조성 처럼 중국자본에 제주도 땅을 팔아 수익을 올리는 점.
뭐 이 정도 같다.
그리고 평범한 도민으로써 듣게되는 말이 있다.
제주공항 면세점을 JDC가 운영하고 있는데 직원 대우가 별로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실제로 제주공항 면세점에서 일했던 지인이 돈벌이에만 혈안이지 직원 대우 꽝이라고 JDC 욕을 그렇게..ㅋㅋ
#2
이번엔 1차 숙의형 토론이다.
역시 9월 중순 일요일이었고 탑동 근처 모 호텔 연회장에서 진행됐다.
10명씩 테이블에 앉아 토론을 하나 했더니 토론은 없었다.
자신의 입장을 발표할 시간 1분 30초 뿐이었다.
요건 좀 아쉬웠다.
백분토론 같은 분위기를 기대했는데.
반대 측 의견
이런 중요한 문제를 결정하는 자리에 미래를 이끌 젊은 친구들이 거의 없어서 아쉽다
전염병 또는 전염성 질환 발생시 대책이 1도 없다
지금도 의료계가 수익에만 혈안인데 허가할 경우 연구 개발에 더욱 게을리하게 된다
찬성 측 의견
요즘 젊은 애들은 철도 없고 아무것도 모른다 내 자식들 보니 그렇다
정당한 절차에 따랐기에 허가는 당연하다
기권 측 의견
서로 양보해서 중도안을 찾았으면 좋겠다
전문가할 질문 채택
전염병 또는 전염성 질환 발생시 대책은?
(영리병원에는 응급실이 없다)
전문가 답변
나라 차원에서 잘 대처할 것이라 믿는다
* 내 의견
전염병 대책이 전혀 없다는 거에 놀랐다.
영리병원은 수익형 의료만 진행되지 응급상황에 따른 시설이나 대책은 없는 거 같았다.
수술하다 응급상활 발생하면 어떡하는 거지?
아무튼 응급실은 서귀의료원이나 한라병원 같은 곳에 외주를 준다고 했다.
보통 반대 측 의견은 제주도와 의료계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었고.
찬성 측은 별로 피해 없을 것이며 이런 개발들이 이뤄져야 제주 경제에 도움된다.
라는 입장이 기본이었다.
기권 측 의견은 20대 참여자였는데, 뚜렸한 의견 없이 중도안만 찾아보자는 이상만 얘기했다.
그리고 찬반 측 전문가에 질문할 내용을 2개 투표해서 전문가의 답변을 듣고 마무리.
전문가에게 질문하는 시간은 좀 무질서했다.
질문은 아무나 못한다고 하더니 예정에도 없는 참여자에게 발언권을 줬고.
그 참여자는 찬성 측 전문가는 육지사람이라고 제주도 일에 왜 끼어드냐고 큰 목소리로 따졌다.
이런 인신공격을 막지못한 진행은 좀 실망이었다.
#3
그리고 마지막 2차 숙의형 토론.
지난 개천절 휴일 제대 근처 인재개발원에서 진행됐다.
마지막날이라 그런지 입구부터 동홍동 주민들이 시위하고 있었다.
"원희룡 도지사는 영리병원을 조속히 허가해라"
뭐 이런 플래카드였다.
일부 동홍동 주민들은 큰 병원 들어오면 아무래도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니까.
이번에도 찬성 반대 측 발표가 있었다.
기억나는 핵심 입장만 몇개 적어본다.
정확히 메모해두지 않았기에 어감이나 문장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점 양해 부탁.
[찬성 측 입장]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센터 의료산업처장 김기영)
*제주출신 JDC 직원
1. 영리병원이 무산될 경우 녹지그룹이 소송을 제기할 것이고 소송비용을 도민들이 부담하게 된다.
2. 우리한테 문제 있으면 바로 고소해라!!
[반대 측 입장]
(인도주의 실천 의사협의회 대표 우석균)
*현직 의사
1. 민변에 자문한 결과 행정소송에서 제주도가 질 가능성 없다고 했다.
2. 영리병원 사업 계획서 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3. 공공의료 수준이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
4. 자회사 형태로 국내 병원과 결탁할 가능성이 높다.
5. 의료비가 상승한다.
6. 미국과 같은 서민 의료 붕괴가 이뤄질 수 있다.
찬성 측 발표에서 반복적으로 협박에 가까운 '우리가 문제면 고소해라, 소송비용 도민 부담' 주장에 놀랐다.
JDC가 녹지그룹에 영리병원 사업 시켜놓고 무산되면 도민 세금으로 책임지라는 건지 궁금.
수익은 JDC가, 소송비용은 도민 세금?
이번에도 도민 참여단 10명씩 팀을 이뤄 진행됐다.
지난 번 팀과 전혀 다른 분들이다.
1. 영리병원에 대한 자신의 입장 1분 30초 발표
2. 전문가에게 질문할 내용 발표
3. 질문들 중에서 대표 질문 2개 선정
4. 영리병원 허가 또는 불허 이후 바라는 점 발표
토론을 진행해보니 찬성 반대 의견 비율은 아래와 같았다.
1차 토론 때 → 반대 6명, 찬성 3명, 기권 1명
이번 2차 토론 → 반대 7명, 찬성 3명, 기권 0명
2차에선 기권하겠다는 도민참여자가 없어서 다행이었다.
이전부터 영리병원에 대한 도민 여론조사를 보면 반대가 60% 찬성이 30%였다.
헌데 이번 토론에서도 내가 속한 테이블마다 비율이 찬성 6, 반대 3 이었다.
최종 결과도 반대 58%, 찬성 38% 로 나왔다.
결국 불허해야 한다는 권고안이 원희룡 도지사에게 전달됐다.
도민참여형 숙의형 공론조사 결과 기사 보기 ☞ 클릭
찬성 측 의견
식당 운영 중인데 중국인 관광객 많이 왔으면 좋겠어서 찬성
제주경제에 도움될 거 같아서 찬성
일단 해보면 좋겠다 싶어서 찬성
반대 측 의견
의료계가 수익만 쫓다면 의료질이 크게 떨어질 것이다
의료비가 크게 증가하고 공공의료가 해체될 것이다
중국에 제주 땅 팔고 영리병원 팔아 먹는 JDC를 해체해야 한다
JDC 가 소송비 부담 위험으로 도민들을 협박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많이 와도 면세점만 돈 벌지 제주경제 도움 안 된다
전염병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다
결론적으로 보면 '국가적 의료질 저하 걱정 vs 자신의 주머니 경제에 대한 기대' 였다.
정치권에서 흔히 말하는 보수와 진보 논리와 비슷하게 통한다.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는지 특정 집단의 수익을 생각하는지.
여러 질문들 중에서 선택된 질문은 3번이다.
'JDC가 도민참여단에게 도민 세금으로 배상하게 된다라고 협박하는 주장의 법적 근거는 무엇인가'였다.
이 질문이 다수결에서 승리한 것은 JDC 측에서 협박에 가까운 발표에 따른 영향이다.
그리고 점심시간.
우와, 예비군 도시락보다 훨 낫다.
아참, 이번 공론화 과정에 드는 비용은 모두 도민 세금이다.
제주도에서 진행하는 거라 당연히 그렇다.
내 옆자리에 30대 유부녀님 앉으셨는데.
자영업하고 있어서 유선전화가 있다고 하셨다.
그리고 JDC 면세점에서 일했었는데 대우가 별로였다고 했다.
수익금도 전부 제주도가 아닌 국토부로 가버리고.
이런저런 이유로 반대한다고 했다.
개별 토론 후 전문가 질문 시간.
여느 토론이 그렇듯 제대로 대답해주는 게 별로 없다.
자기 주장 되풀이로 결국은 마무리.
많은 말이 있었지만 길어지니까 생략.
그나저나 반대 측 전문가 우석균 대표님 정말 대단하신 분 같다.
찬성 반대를 떠나서 인도주의 의료에 대한 열정이 정말 대단하셨다.
의술의 근간은 인간이며 휴머니즘을 바탕으로한 철학적 사고에 많이 놀랐다.
보통 의사는 돈만 벌려는 직업이라고 많이 생각하지 않나?
특히 내가 그렇다.
어린 시절 돈벌이 과잉진료에 의해 아직도 큰 피해를 보고 있기 때문에.ㅠㅠ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도 문 닫고 영리병원의 문제를 알리려 노력하는 모습에 감복했다.
특히 폐지 줍는 할머니 환자 이야기도 감동이었다.
이태석 신부 같은 분들이 아직도 있구나 싶었다.
마지막 입장 발표 시간.
찬성 측 전문가들은 왜이리 흥분하는 건지 모르겠다.
이유근 원장이 반대 측 주장을 '헛소리 한다'라며 막말하는데도 진행 측은 아무런 제지도 없다.
이게 무슨 막말이란 말인가.
그리고 객석에서 반대 측에게 계속해서 소리쳤다.
이런 것도 확실한 제지가 필요했다.
처음은 경고하고 또 어기면 퇴장 조치해야 할 거 같다.
그리고 최종 여론조사.
이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원희룡 도지사에게 권고안이 전달된다.
최종 입장 발표 녹음했으니 시간되시면 들어보시길.
그리고 나머지 전문가 질의과정도 녹음.
도민 대표로 선정되어 참여했기에 결과와 과정을 도민들에게 공유할 필요가 있다 느낀다.
물론 방문자도 없고 관심도 없겠지만.
이미 결론이 내려진 사안이라 흥미 없겠지만 시간되시면 들어보시길.
이번 녹지그룹 영리병원 숙의형 공론조사는 지방자치단체에선 첫 공론조사였다.
앞으로도 제주도 또는 국가에서 여론을 무시하고 단독으로 밀어붙이기 없이 이런 공론화 과정을 거쳤으면 좋겠다.
이런 과정을 거듭하다보면 우리나라 민주주의도 조금은 발전할 거라 믿는다.
특히 연령 지역 등의 차별 없이 참여단이 구성되면 더 좋겠다.
마지막으로 왜 갑자기 영리병원 찬반으로 시끄러운가 보니.
박근혜 정부가 병원장들 돈 좀 버시라고 허가를 내줬기 때문이다.
찬성 측에서 주장하는 정당한 절차도 박근혜 정부의 묻지마 허가였다.
당시 허간해준 보건복지부 장관도 행정 전문가가 아닌 병원장 출신이었다고 한다.
박근혜 정부가 남긴 논란이 이렇게 제주도에 갈등을 자라나게 한 거 같다.
언제까지 제주도는 이런 실험장이 되야 하는 걸까.
강정 해군기지도 그렇고 4.3사건도 그렇고.
여지껏 역사를 잊고 살았기에 이런 현실을 마주하는 거 같다.
다음엔 또 어떤 갈등이 제주도를 흔들려나.
결론
도민참여단은 녹지그룹 영리병원 불허로 결론
원희룡 도지사는 도민 의견을 받아들려 불허해야
국가는 공론조사에 더 적극적이어야 하며
국민도 정책 참여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JDC는 제주도를 위한 사업 하나라도 보여주길
'감귤국 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 출발 해외 직항 싱가포르, 태국 방콕! (14) | 2022.05.28 |
---|---|
4.3 사건 원인은? 서울에서 만난 4.3사건 (9) | 2021.04.02 |
제주 관광지도, 버스 노선도 (3) | 2020.07.18 |
한라산소주 신공장 그리고 장필순 (4) | 2018.11.11 |
자세히 알면 더 끔찍한 제주 4.3 사건 (11) | 2018.04.03 |
제주 한치물회 맛집, 순옥이네 명가 (0) | 2017.09.17 |
제주 맛집 '참돼지 깡통구이' 등갈비 웰빙탕 (4) | 2017.04.02 |
제주 광원, 소고기 와규 식당 후기 (0) | 2017.0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