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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남이 귀신보다 무서워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벌레.



지난해? 올해 초? 언제였는지는 모르겠다.

평소처럼 아무생각 없이 방바닥을 긁고 있었는데 누가 내 옆을 지나가는 것이었다.


"내 방엔 나 혼자 밖에 없는데?"


작고 귀여웠던 녀석의 정체는 바로 벌레.

생전 처음보는 작은 벌레가 내 방바닥을 기어다니고 있었다.


크고 징그러운 벌레들보단 나름 봐줄만 한 생김새였다.


그러던 중 밥을 먹으려고 쌀을 씼고 있었다.


"근데 난 분명 흰쌀밥을 먹고 살고 있었는데 이게 웬 잡곡밥이지?"


어머니께서 잡곡을 섞어주고 가셨나 궁금하던 차에 충격..


알고보니 지난 번에 봤던 작은 벌레들이 쌀과 함께 수영하고 있던 것이다.





"설마 생기겠어?"

하면서 이렇게 대충 거실 한 구석에 놓아두었던 쌀포대에서 쌀벌레가 생긴 것이다.


장마철 같은 시기였던 것 같다.

제습기도 없이 대충 살아서 벌 받은 느낌이었다.


쌀벌레가 포대 안을 이미 점령했고 

포대를 넘어 온 집안을 점령하려던 중이었다.


쌀포대를 옮길 때마다 벌레들이 떨어져서 버리는 것도 일이었다.




결국 엄마 찬스를 사용.





평소엔 그냥 포대로 쌀을 받아다 먹었는데 

이번엔 생수병에 쌀을 담아 주셨다.


"이렇게 담고 뚜겅을 닫으면 벌레가 들어갈 틈이 없겠는데?"


역시 이런게 삶의 지혜인가?

이렇게 독거남은 또 하나 배우고 집으로 돌아왔다.







어설프게 포대에 그대로 보관하던 쌀을 이렇게 생수병에 담아 보관하고 시작했고 

그 이후 작고 귀여운 쌀벌레 친구들은 다시 볼 수 없었다.


검색해보니 쌀에 마늘을 넣어라 등등 많았는데 

그냥 이렇게 간편히 밀봉하는 게 최고인 것 같다.


오늘도 비가 오고 있는데 앞으로 장마철 쌀벌레 걱정은 없을 것 같다.




이래서 남자는 혼자 살면 안 되나 보다!





근데 쌀벌레는 대체 어떻게 생기는 거지?

알은 어디서 누가 낳은 것일까?

어미 쌀벌레를 본 적이 없는데??


쌀벌레는 이렇게 미스테리를 하나 남기고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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