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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가 왔다.

누군가가 나에게 편지를 보내왔다.


그것도 공책 같은 것으로..





메디체크 건강관리협회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며칠을 기다리니 드디어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얼른 집에 들고 가려는데..요 녀석이 포장이 안 되어있다!


당연히 봉인이 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그냥 공책마냥 꼳혀있다.

저렇게 확 튀는데 누가 안 봤나 몰라.









집에 들어와서 보려고 딱하고 펼쳤더니 우르르 쏟아진다.


"세상에 이런 식으로 건강검진 통보 받기는 처음이다"


결과보고서가 아무나 봐도 된다는 식으로 우편함에 꼳혀 있는 것은 물론

한 장 한 장 다 뽑혀있었다.








"으어어 순서를 모르겠어"


건강검진 받을 때는 그렇게 건강하라고 인사해주더니 

결과를 이런 식으로 통보 받을 줄이야.


"내 건강을 에브리바디가 체크하게 만들었어"


"에블바디 쳌쳌쳌~ 유어헬쓰 쳌쳌쳌♩"








"엉성하다"


집게가 전부다.

근데 왜 이게 다 뽑혀있는 거지??



가능성 3가지


1. 메디체크에서 보낼 때 그냥 이렇게 보냈다.

2. 우체부 아저씨의 실수로 다 뽑혔다.

3. 내 건강이 궁금한 동네 주민들이 다 같이 돌려 보느라 다 뽑혔다.



나름 민감한 건강정보&개인정보인데 씁쓸하다.






일단 종류별로 모아서 대충 정리했다.







그리고 가위를 사용해 힘들게 집게에 끼워 넣었다.


"이렇게 강력한 집게인데 누가 대체 왜 어떻게 빠지게 만든걸까?"








끼워넣기 완료!


"건강검진도 대충하더니 결과도 대충 보내서 이 고생을..."








"동네 사람들 000호 사는 김독거씨 검진결과 보러 갑시다"


이거 법적으로 봉인시키도록 해줬으면 좋겠다.

개인정보 유출에 엄청 무감각해진 대한민국을 실감했다.


혈압이랑 스트레스 지수 더 오른 것 같음..







결론

독거남 탈출하고 할매랑 손 잡고 건강감진 받으러 갈 때까지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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