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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이 제 94회 어린이날이다.

벌써 94회라니? 정말 오래된 기념일인가 싶다.


근데 TV에는 어린이를 위한 만화나 방송이 거의 없다.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예전 언제?

독거남이 어린이였던 90년대!


예전엔 어린이날이면 재밌는 특선만화에서 서커스 같은 재밌는 것 많이 했었다.

이젠 예능 재방송이나 어린이들에겐 재미없는 다큐 같은 것들 뿐.





93년 5월 5일 공중파 편성표다.

빨갛게 동그라미친 부분이 어린이를 위한 프로들.

낮 시간에 어린이를 위한 방송들이 가득하다.


방송 이름 자체가 '어린이날 선물'에서 '특집'까지 다양하다.

진짜 어린이들을 위한 나라인 것 같은 느낌이다.


걸리버 여행기, 무적 철인 람보드, 장화 신은 고양이, 월리를 찾아서 등등 넘쳐난다.


신문 TV 편성표 찢어서 주머니에 넣고 다닌 기억이 떠오른다.








95년 5월 5일 TV편성표다.

역시 어린이들을 위한 만화들이 가득하다.


KBS2의 '어린이날 선물'도 여전하다.


'블루워터의 비밀'? '나디아'를 말하는 것 같다.

정말 재밌게 봤는데, 어른이 되서도 원작으로 다시보고 다시보고.








98년 5월 5일 TV편성표다.


KBS2의 '어린이날 선물'은 없어졌나보다.

그래도 '둘리'에서 '쥐라기 월드컵'까지 재밌는 만화 많이 해준다.








이번엔 평일인 92년 9월 15일 tv 편성표다.


'정글북'! 이번에 실물 영화로도 나오던데, 어렸을 때 정말 재밌게 봤던 기억이 떠오른다.

모글리 그리고 호랑이, 차가운 잠자리 등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준 좋은 만화였다.








91년 어느날 방송됐던 '은비 까비의 옛날 옛적에' '원님과 항아리' 편!

항아리에 뭘 넣으면 2개로 나오는 그 이야기인가 보다.

20년도 전이지만 아직도 기억이 난다.

이런 거 보면서 착한 어른이 되어야지 다짐했는데..

난 지금 착한 노총각일 뿐이고..



아무튼 유튜브 뒤져보니 영상이 아직도 있다!











91년 9월 21일 추석날 TV 편성표다.

미국 드라마 털 길고 큰 개 나오는 '달려라 래시'랑 

정말 재밌게 봤던 '햇살나무'가 보인다.


햇살나무! 정말 재밌게 봤는데 요즘은 이런 좋은 한국 만화가 멸종되서 너무 안타깝다.


유튜브로 가면 '햇살나무' 볼 수 있다.





한국 만화가 망한 이유가 뭘까?

도서 대여점? 정부의 만화산업 무관심? 불법복제?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1차적으로 무관심이 크겠다.

어린이에 대한 무관심 그리고 저작권에 대한 무관심.




찬란했던 90년대 한국 만화의 전성기를 떠올리며

어릴 때 봤던 추억의 한국 만화들을 기억해보자.


응답하라 한국만화!





도깨비 나오는 만화 '꼬비꼬비'

토요일 학교 끝나고 집에 오면 tv에서 해줬던 기억이..








최고의 만화 달려라 하니!

역시 토요일 낮에 해줬던 기억이..


남산 타워 나오는 한국 만화 앞으로 볼 수 있을까 싶다.







오프닝 곡은 이선희 버전보다 정여진 버전을 더 좋아한다.
목소리가 부드럽고 너무 좋다.


이선희 버전은 정말 운동회 응원 버전.ㅋㅋ







'천방지축 하니'


'달려라 하니'와 달리 63빌딩이 나온다.

오프닝 노래도 정말 좋다.













'독고탁' 시리즈 중 하나인 '다시 찾은 마운드'


추석이나 설날에 해줬던 기억이..








'두치와 뿌꾸'

평일에 학교 끝나고 오면 저녁 6시 쯤 해줬던 기억이..

정말 재밌게 봤는데~









'떠돌이 까치' 

이름이 설까치다. 그래서 설날에 많이 해줬던 기억이 난다.







노래 진짜 좋다. 베이스 튕기는 소리 멋있다.








'마법사의 아들 코리'

내용이 잘 기억이 안 난다..









명작 한국 만화 '머털도사'

요즘 다시 만들어진다는데 진짜 만들어지고 있나?

머털도사 없는 명절은 명절도 아니었는데..













'머털도사와 108 요괴'

역시 명작!










'머털도사와 또매'

강아지로 변신해서 불끄던 장면이 기억난다.











최고 명작 '배추도사 무도사'!

정말 정말 좋아했던 만화다.


요즘 어린이들은 절대 모르겠지?









진짜 진짜 좋아했던 '날아라 슈퍼보드' 

요즘 어린이들은 모르겠지?










아직도 유명한 '아기공룡 둘리' 
















'영심이' 

달님 보면서 고백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하나면 하나지 둘이겠느냐♪ 둘이면 둘이지 셋은 아니야~♪'라는 명곡을 남긴 만화다.













이제 곧 멀지 않은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

4년 남았다!!


정말 재밌게 봤던 만화다.

마지막에 아빠 찾았는지는 기억이 안 나다.








노총각 탈출해서 자식 낳으면 같이 보고 싶다.








'은비 까비의 옛날 옛적에'

'배추도사 무도사'를 잇는 이야기 보따리 명작 만화다.


최근에 다시 봤는데도 정말 재밌는 만화다.





역시 나중에 자식 낳으면 같이 보고 싶다.











'돌아온 영웅 홍길동' 


486 컴퓨터가 보급되던 시절이라 게임으로도 나왔었는데 게임으로도 정말 재밌게 했었다.


요즘 애들은 홍길동 알려나?


역시 유튜브 뒤져보면 볼 수 있다.







슬픈 만화 '흙꼭두 장군'

뭔가 잔잔하게 감동이었던 느낌이 난다.









이렇게 좋은 한국 만화들 다 어디로 갔을까요?

지금이라도 다시 어린이날이나 추석 설날에 재방송해주면 정말 인기 많을 거 같은데..



'화인프로덕션' 같이 만화나 어린이 영화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던 회사들도 정말 많았던 거 같은데 요즘은 없나보다. 이런 만화들이 어린이들의 심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순 없지만 짐작으로나마 확실히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믿는다. 일본 만화 보면서 일본에 대한 환상을 느꼈던 것처럼.


요즘 애들은 나중에 커서 추억의 만화에 대한 이야기할 게 없을 듯하다.





그리고 주변에 만화를 정말 좋아했던 만화가 지망생 친구들이 한 두명은 있지 않았나 싶다.

망해버린 한국 만화계 처럼 그 친구들의 만화를 향한 꿈도 망했을까?

아니다. 비록 한국 만화를 위한 일은 아니어도 다 만화계에서 저마다의 꿈을 위해 일하고 있다.


비록 일본 제작업체의 아웃소싱이나 용역이지만..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다보면 엔딩 크레딧에서 한국 이름을 정말 자주 볼 수 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엔딩 크레딧 장면이다.

한국인들 이름이 아주 많다.


외주 받아서 뭐 그려주고 넣어주고 한 것으로 추정한다.


좋게 말하면 일본 만화계에서나마 꿈을 이루고 있는 것이고 

정말 나쁘게 말하면 일본 만화 시다바리가 되버린 것이다.


안습이다.





'클레이모어'라는 애니메이션 엔딩 크레딧.

역시 한국인들 이름이 주룩주룩 나온다.







'로미오x줄리엣' 엔딩 크레딧


박정현이 주제가를 불러서 유명했던 애니지만..관심 있는 사람 아니면 누가 알까요? 

아무튼 상당히 많은 애니메이션 엔딩 크레딧에서 한국 이름이 보인다.









'데스노트'의 엔딩 크레딧.

역시 한국인들 이름이 많이 등장한다.










일본 대작 인기 애니 '나투로'의 엔딩 장면 중에서 본 'SEOUL LOFT'

아마 한국 외주업체 이름인가 보다.


만화가 옆에서 일하는 어시스트이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안타깝다. 이 분들이 일본 만화제작업체의 보조나 용역 하청이 아닌 한국 만화계의 주축이 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결론

어린이를 위한 TV 만화 프로그램이 멸종 상태라서 안타깝다.

한국 만화산업의 황금기가 다시 오길 바란다.

요즘 어린이들에게도 추억의 만화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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