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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후기, 한국영화의 현실
부산행이 보여준 한국 영화의 현실
* 스포 조금 있음
평소에 좀비물을 좋아한다. 인류의 위기와 지구의 종말 등 인간성의 극을 잘 그려낸 영화들.
헌데 부산행은 예고편부터 대실망이었다.
특히, 좀비가 우사인볼트처럼 날라다니는 장면과 마동석이 맨 손으로 좀비를 무찌르는 장면.
첫 장면에 등장하는 아저씨의 말처럼 현실감 따윈 살아있는 채로 매몰시켜 버린 느낌이었다.
문제의 부산행 예고편 캡처 장면이다. 이 무슨 졸면서 만든 CG란 말인가. 좀비들이 갑자기 공중으로 솟구친다. 하하. 웃겨줘서 고마웠던 연출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좀비들의 분장이며 시선처리 및 행동 방식에서 엄청난 초보적 연출을 보느라 괴로웠다.
무엇보다 물려야만 감염된다는 설정 아래에서 그렇게 엄청난 속도로, 1일만에 인구의 대다수를 어떻게 좀비로 만든걸까? 차라리 호흡기 감염 설정이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게다가 좀비로 감염되면 한 여름에도 땀 한 방울 흘리지 않으며 하루 종일 우사인볼트 처럼 달리는 기계가 된다.
워킹데드를 비롯해서 각 종 좀비물과 감염을 다룬 영화와 드라마를 봐왔지만 이런 코미디 같은 설정은 처음인 듯하다. 좀비물엔 아직 아기 수준인 한국 영화라서 가능한 연출이었을까?
개봉날 봐서 그런지 많이 잊었다. 덕분에 자세하게 기억 나지 않아 디테일한 비판은 어려울 것 같다.
부산행 영어 포스터? 칸 영화제 극찬?
미안한 말이지만 외국에 내보내기 조금..부끄러운 수준이었다.
애국심 따위 1g 도 없는 워킹데드 보던 애들이 부산행 보고 무슨 생각할지..
그래서 구글이나 빙 같은 외국 사이트 열심히 뒤져봤더니 감상평이 전혀 없었다.
아직 개봉한지 얼마 안 되서 그런 것도 있겠다. 내가 영어를 못하는 것도 있고.
공유 연기 어색했다. '죽음의 위기'보다 '멋있음'을 연기하는 것 같았다.
부산행이 아니고 멋있음행.
그나마 재미있었던 것은 마동석의 농담. 공유보면서 (부산행 시나리오 작가가 주식하다 망했는지) 펀드매니저 엄청 욕하는 데 그런 장면은 좀 재밌었다. 차라리 장르가 좀비 코미디였으면 어땠을까 싶다.
좀비를 맨 손으로 격파하는 장면은..걍 웃겼다.
마동석이 팔목만 테이프 감는데.. 손가락과 손 등은 물려도 감염 안 되냐고요! 크크.
물론 주인공들에겐 좀비들이 각본 대로 움직이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별 관곈 없다.
좀비들의 움직임이 긴장감을 주지 못한다는 말.
좀비물 영화의 세계로 전략 없이 맨 손으로 뛰어드는 한국 영화의 현실 같았다.
주인공 최우식 제외하고 바보 같이 전염당한 고등학교 야구부.
그딴 운동신경으로 홈런은 어떻게 치고 도루는 어떻게 할 거야? 야구부에 대한 모독처럼 느껴졌다. 하하.
게다가 유별나게 야구부는 전염되고 얌전한 토끼가 됐다. 딴 사람들은 감염되면 초인처럼 뛰어다니는데. 크크.
그리고 영화 보면서 딱 한 번 숨 죽였었는데, 그 장면이 바로 최우식과 소희가 나오던 장면.. 오열하며 우는 장면이었던 것 같다. 우는 건지 웃는 건지 뭐하는 건지 이해하기 위해 숨 죽였다.
공유 딸을 연기한 아역배우의 연기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영화가 이래서 감흥은 별로.
뭔가 이 아저씨를 통해서 관객을 가르치려했던 것 같은데, 너무 어설펐다.
과연 이 아저씨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부산행은 성공할까?
나중에 VOD로 보세요.
좀비로 변한 시민들을 제어하기 위해 출동한 군부대 전체가 감염됐다는 설정은 정말 최고의 코미디였다.
역시 방산비리의 천국 코레안 당나라 아미.
정유미의 후반부 터널씬과 공유의 감염 장면은 블랙 코미디 같았다.
어떻게든 관객들 눈물 뽑을라고 배경음악으로 피아노 소리까지 들려주는 것 보면서 소름 돋았다.
부산행 관객수가 700만을 돌파했다니 한국 영화도 발전하려면 멀었다.
변칙 개봉 등 각 종 꼼수 논란은 물론이고 배우에 집착하는 관객들과 애국심밖에 없는 감상평을 보면 갈 길이 멀다.
몇몇 영화는 극장말고 걍 집에서 IP TV로 돈내고 봐주는 게 서로를 위한 길 같다.
'리마인드 해운대'였다. 해운대도 진짜 최악이었는데.. 앞으로 부산 관련 영화는 보질 말아야겠다.
결론
'부산행'이 재밌다는 사람하곤 영화 얘기하고 싶지 않다.
관객수 흥행만을 노리는 한국 영화계에 발전은 없다.
한국 영화의 발전을 원하면 애국심 버리고 제대로 비판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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